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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업 안해요?” 라는 정곡을 찌른 아이들의 질문은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 전체 커리큘럼을 벗어난 수업은 아니지만 수업 시작할 때에 내가 없어서 아이들은 아무래도 수업이 아닌 줄 알았나보다. 치과 예약을 바꿀 수가 없어서, 37개월 이라는 교정기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날이기에, 이 날이 아니면 한 달을 더 기다려야 해서, 아무튼 이러저러한 핑계가 있더라도 분명 교사로서 엄청난 잘못을 한 셈이다.

미안. 이란 말로 사과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재미있는 영화로 보답하고 싶었지만 자막을 읽기 힘든 친구들을 위해 우리말 더빙으로 된 <라푼젤>을 준비했으나 사전 테스트에서 발견되지 못했던 사운드의 문제가 있었나보다. 결국 <고 녀석 맛있겠다>를 보았다. 우리말 더빙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다행히도 쉬운 그림과 이야기 전개로 아이들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10월엔 말이야, 밖으로 사진도 찍고 캠코더도 배우고 우리 시트콤 시나리오도 쓰고 재미있는 수업 많이 하자!

사랑하고 미안해 *.*




 

 

Posted by 차오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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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월요일은 추석연휴라서 오랜만에 친구들을 보는 것 같다. 추석 때 뭐했냐고 물어보는 데 동진이가 호빵맨 같은 보름달이란다. 귀여운 생각이다 라고 칭찬하려는 데 다른 아이들에 비해 통통한 석이가 자기를 놀린 거라며 괜한 심술을 부린다. 떠들고 싸우고 때아닌 웃음까지 여느 교실과 다르지 않다. 남경이는 여전히 나를 오빠라 부른다. 나는 그게 나쁘지 않다

아이들 사진을 저장해둔 외장하드를 깜박했다. 한 장 한 장 큰 스크린에서 보며 피드백을 하기로 했는데 나의 계획이 물거품이 되었다. 정신 바짝 차리자. 한 명 한 명 돌아다니며 직접 이야기를 나눈다. 일대일 대화 속에 더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기도 한다.

지난 시간에 찍은 사진을 출력해 나눠주고 나만의 BEST3를 뽑아본다. 사진을 무려 백장을 넘게 찍은 남경이는 사진을 고르는 데 몇십 초 만에 골라내는 신공을 보였다. 사진도 정답도 남경이다. 잘생겼으니까. ;)



사물함에서 육개장을 찍어온 호현이는 빙그레 웃음에서 이제 소리 내 웃는다. 자신감이 제법 붙어 자신의 목소리를 또렷하게 내는 호현이는 이제 듬직한 형이다. 2학기 때 호현이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2
개 반으로 나눠서 집중 수업을 하는 것에 대해 고민해본다. 충분히 깊게 이야기 나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 때문에 지나가는 게 너무 아까울 때가 있다. 그리고 아이들의 수준을 너무 낮게 잡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더 크고 넓게 생각하는 아이들.


요즘 아이들이 부쩍 큰다는 생각을 해본다
. 가을이라 그런가.

* 빙고게임을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해, 큼지막한 빙고판을 그리고 단어 카드를 준비해야겠다.

* 삼색선으로 큰 스크린에 연결해서 발표를 했더라면 더 멋졌을 텐데 하고 아쉬움을 남긴다.

 

Posted by 차오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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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차가 없음으로 성덕에 위치한 자림학교 까지는 택시를 이용한다. 대부분의 기사님들이 자림학교를 잘 모르기 때문에 내비게이션과 간단한 소개는 거의 매주 하는 식이다. 몇 마디의 이야기가 끝나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좋은 일 하시네요.’ 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때마다 손사래를 치며 아니에요.’ 라고 말하는 것도 민망할 정도다. 장애인 교육은 무조건 좋은 일일까? 교육권은 헌법이 인정한 기본 권리에 해당한다. 내가 비장애 초등학교에서 수업을 한다고 하면 역시 좋은 일이라고 할까? 아무튼 좋은 일을 좋게 좋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좁디 좁은 마음 같으니라고는.

지난 번 너무 일찍 가는 바람에 이번엔 수업시간에 딱 맞춰 갔다. 늦었다고 난리다. 아이들이 수업을 기다렸다고 생각하니 억지로 앉아 있는 것보다는 기분이 좋다. 이럴 땐 마음이 너그러워 진다. 생각의 줄자가 내 마음대로다. 좋게 좋게 생각하자.

아이들의 이름과 얼굴은 생각보다 빨리 익혔다. 그만큼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거겠지. 한 명 한 명 눈에 쏘옥 들어온다. 지난 주에 손님으로 찾아온 중1 태훈이가 이번 주부터 미디어반으로 합류 했다. 기대 된다.



작년에 만들었던 신콩쥐팥쥐 영화를 다시 봤다. 영화에 출연했던 친구들은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은근 웃음을 감추지 못한다. 다른 교육 결과물보다 자림학교 친구들이 만든 영화는 단연 반응이 좋다. 이번 학기에도 이처럼 좋은 영화를 만들어 보자고 약속했다. 아이들의 기대감이 부쩍 올라가는 게 느껴진다. 이 기대감에 부응해야 한다. 잘해보자.

지난 번 빙고게임을 또 하자는 친구들에게 주관식 질문을 내놓는다. 주제를 가지고 사진을 찍는 연습을 하기 위해 준비했다. 무언가 쓰는 일은 지루한 작업이기도 하다. 다행히 지난번 빙고 게임 주제와 크게 다르지 않아 생각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글을 읽고 쓰는 데 어려운 친구들이 있어 개인별로 지도가 필요했다



1. 내 책상
2. 교실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사물), 이유도 함께 쓰세요.
3. 학교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사물), 이유도 함께 쓰세요.
4. 좋아하는 친구, 이유도 함께 쓰세요.
5. 좋아하는 색깔, 이유도 함께 쓰세요. 

한 명씩 나와 발표를 하려는데 작년엔 수줍어했던 친구들이 손을 번쩍 든다. 학년도 올라가고 학교에 적응하면서 자신감이 부쩍 커진 모양이다. 덩달아 나까지 기분이 좋아진다.
시끌벅적 발표가 끝나고 이제 사진을 찍으러 나간다. 아이들의 얼굴빛이 밝다

학교 여기저기 사방으로 아이들이 흩어지고 모아진다. 어떤 걸 찍었는지 자랑하거나 비밀이라고 감추거나 저마다 아이들의 빛을 담아온다. 이게 좋은 일이다. 아이들이 마음껏 하고 싶은 이야기도 하고 표현해 내는 일 말이다

자림학교 미디어교육은 좋은 일이다.


다음 주에는 찍은 사진을 함께 보기로 했다.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 아  내 표정봐. 쩔어 +_+

Posted by 차오벨라